남자의 시대는 끝났다

남자의 시대는 끝났다

  • 자 :해나 로진 외 3명
  • 출판사 :모던아카이브
  • 출판년 :2017-07-05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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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이래 남자는 지배적인 젠더였다. 이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우위의 시대가 열리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에서는 2009년 이미 여성이 노동인구의 절반을 차지했다. 가부장제가 공고했던 대한민국에서도 ‘가모장’이란 표현이 낯설지 않고,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여아 선호현상’도 뚜렷이 나타난다. 『남자의 시대는 끝났다』는 우리 시대 대표적 페미니스트 4인이 젠더 권력의 변화를 주제로 주고받은 도발적인 설전을 담은 책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여인천하?

‘남편보다 잘나가는 아내’ 또는 ‘일하는 아내와 집안일 하는 남편’이 많아지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남편은 아내의 세비로 살림하는 ‘전업주부’다. 개그우먼 박미선의 남편 이봉원은 TV 토크쇼에 나와 “지금은 박미선이 많이 버니까 생활비는 박미선의 몫이다”라고 말한다. TV 오락 프로그램에서는 가모장 캐릭터가 큰 인기를 끌었다. “남자가 조신하니 살림 좀 해야지” “어디 아침부터 남자가 인상을 써?” 등의 ‘미러링’ 화법은 많은 여성의 공감을 얻었다. 정계에도 여풍이 거세다.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 남녀 동수 내각을 공약했고 전통적으로 남자들이 자치했던 장관급 자리 곳곳에 여자를 앉혔다. 추미애 더불어 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 이어 바른 정당 대표로 이혜훈 의원이 선출되면서 5당 중 3개 정당 지도부를 여성이 이끌게 되었다.

‘남자는 퇴물인가’

물론 반박의 여지가 많다. 앞서 언급한 사례가 일부일 수 있다. 여자의 사회 진출이 많이 늘어났지만 평균 연봉에서 남자에 크게 못 미친다. 여전히 정치, 경제, 문화계의 가장 높은 자리는 남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외국의 사례는 어떨까? 실제로 이런 문제가 우리보다 앞서 화두가 된 적이 있었다. 2013년 11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젠더 문제를 다룬 토론이 열렸다. 토론 주제는 ‘남자는 퇴물인가?’ 여자의 부상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남자를 쓸모없는 ‘퇴물’이라고까지 몰아붙이는 건 좀 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토론 행사에 참여한 3,000여명의 유료 관객들도 그랬던 것 같다. 토론 전 진행된 투표에서 토론 주제에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18%에 불과했다. ‘아니다’라고 답한 사람이 82%에 달했다. 하지만 토론 뒤에는 깜짝 놀랄 만한 변화가 있었다. 무려 26%가 생각을 바꾼 것이다. 도대체 누가 어떤 주장을 펼졌기에 이렇게 많은 청중이 생각을 바꿔 찬성하게되었을까?



그렇다, 남자의 종말인 증거는 차고 넘친다!

첫 번째 발언자는 찬성 측의 해나 로진이었다. 이 토론을 촉발시킨 책 『남자의 종말』의 저자이기도 한 해나 로진은 불법 약물 복용과 성희롱으로 캐나다에서 국민 ‘개저씨(개념 없는 중년 남자)’로 떠오른 롭 포드 토론토 시장의 망언을 들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노동 시장과 학업에서의 실패와 남자가 주 소득자인 전통적 가정의 급감을 들며 ‘남자의 종말’을 주장했다.

‘그렇다’고 주장한 또 다른 토론자는 〈뉴욕타임스〉의 베테랑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다. 클린턴 섹스 스캔들 관련 연재 칼럼으로 퓰리처상을 받기도 한 모린 다우드는 객관적 사실을 들기보다는 특유의 수사학적 냉소와 독설을 선보였다. “여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액 노예 100명 정도”라는 남자 소설가 노먼 메일러의 우려를 언급하면서 “꿈 깨세요, 노먼! 그조차도 필요 없어요. 이제 여자들에게 필요한 건 냉동실 속 체리 맛 보드카 옆에 놓인 정자 몇 마리뿐”이라고 남자들이 들으면 뜨끔할 발언을 이어갔다.



아니다, 현대 경제는 남자들의 서사시다!

반대 측에서 남자를 변호하는 데 앞장선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여자’에 사랑을 느껴 커밍아웃한 레즈비언 커밀 팔리아였다. 미국 예술종합학교 유아츠의 종신 교수인 커밀은 “남성을 겨냥한 쓸데없이 과장된 공격과 원한과 불평불만”이 “불쾌하고 부당”하다고 반박한 커밀은 이런 주장으로 남자들의 기를 살려주었다. “남자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입니다. 우리의 생활 자체를 가능하게 해준 수많은 기반 시설을 보지 못하는 페미니스들에게는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더럽고 위험한 일을 해온 것은 대부분 남자입니다.”

커밀과 같은 편에서 ‘아니다’라고 주장한 토론자는 케이틀린 모란이었다. 영국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작가인 케이틀린은 굳이 남자를 퇴물이라고 말하면서까지 그간 여자가 당한 것을 되갚을 필요가 있냐고 반박했다. 케이틀린 보기에 남자가 쓸모없는 퇴물이면 오히려 여자에게 손해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여자가 해야되기 때문이다.



토론 뒤 ‘그렇다’ 18%→44%로 늘어

토론 뒤 실시된 투표에서도 ‘남자는 퇴물인가’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사람이 56%로 여전히 앞섰다. 하지만 토론 전 ‘아니다’라고 답한 사람 중 26%가 생각을 바꿔 토론 전 18%에 불과했던 찬성 여론이 44%로 늘어났다. 이 같은 토론 전후 청중의 입장 변화는 ‘멍크 디베이트’라는 이름의 이 토론 행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의 변화였다. (2015년 ‘인류는 진보하는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론에서 토론 뒤 입장을 바꾼 사람은 2%에 불과했다.)

여러 요인이 있었겠지만 토론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 해나 로진의 공이 컸던 것 같다. 고교 시절부터 각종 토론 대회를 휩쓴 토론광답게 해나는 다소 급진적으로 보이는 논제에 찬성표를 던지는 것의 의미를 논리적으로 잘 설명했다. 미국인이지만 토론 현장인 캐나다에서 화제가 된 인물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고, 상대팀이 평소 했던 말 중 자신의 논지에 부합한 발언을 든 것도 영리한 토론 전략이었다. 누구의 주장에 공감하게 되는지, 여풍이 거센 지금 우리 나라에서 이런 토론이 열린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생각하면서 읽으면 재미가 배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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